서가대연 2022년 사목방향 안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감염병이 캠퍼스의 일상을 앗아가 버린지도 어느 덧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처음 감염병이 발발했을 때 팬데믹이 이렇게 긴 시간동안 이어질지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조금만 참고 견디면 일상을 회복할 수 있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가 2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오히려 이제는 팬데믹 상황이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것 아닌가 생각이 들 만큼 감염병 시대의 대학생활도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대면수업보다는 비대면 수업이, 공동체 생활 보다는 개인적인 생활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우리가 그동안 일구어 왔던 캠퍼스 내 가톨릭 신앙 공동체 역시 그 존립여부를 걱정해야 할 만큼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 동안 어떻게 해서든 공동체를 지켜나가고자 노력했던 봉사자들의 헌신 덕분에 온라인 주모임, 학교 인근 본당 미사 등의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고 그로 인해 가톨릭 신앙 공동체는 와해되지 않고 버티어 올 수 있었습니다. 그 인내의 시간에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동반해 주시고 계속해서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 주셨음을 믿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이 올 한해 새롭게 되찾을 일상회복의 디딤돌이 되어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지난 2년의 혼란스러웠던 시간과 달리 앞으로 우리가 맞이하게 될 세상은 차분히 감염병과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형태의 삶의 방식이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감염병과 공존하면서도 우리가 2년 동안 잊고 지내던 삶의 소중한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각자가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입니다. 서울가톨릭대학생연합회(이하 서가대연)는 앞으로 우리가 맞이하게 될 새로운 시간을 위해 사제, 수도자, 대학생, 교직원 등 서가대연을 구성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며 고민하겠습니다. 이에 2022년 서가대연의 사목 중점사항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첫 째, 복음화 되어 복음화 하기. (캠퍼스에 복음을 선포하기)
언제나 그렇듯 가톨릭학생회를 구성하는 대학생들, 다시 말해 학생사도들의 가장 큰 사명은 캠퍼스 복음화입니다. 서가대연 회원들은 내가 몸 담고 있는 대학 공동체가 진리를 배우고 익히는 학문의 장을 넘어서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영원한 생명이 깃든 참 진리의 장이 되도록 배움과 실천을 일치시키는 학생 사도로서의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나 자신부터 복음화되어 이를 삶으로 실천하고 내 주변 학우들이 나의 착한 행실을 보고 복음화됨으로써 제자들에게 땅끝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라 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소명에 기쁘게 참여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서가대연에서는 지속적인 교리 컨텐츠 제공과 주모임 자료 제공, 피정프로그램을 마련하겠습니다.
둘 째, 약화된 공동체 의식의 재건
지난 2년간 우리를 연결하는 신앙의 고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약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앙의 본질인 함께 모여 기도하고 나누고 사랑을 실천하는 기회의 장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예수님께서 교회를 세우신 초기부터 지금까지 공동체와 함께 기도하고 함께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였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말미암은 방역수칙은 우리의 만남 자체를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에 공동체 안에 살아계시는 하느님 현존 체험의 기회가 줄어들면서 공동체의식도 약화되고 자연스레 하느님과 개인의 관계마저도 멀어지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지난 2년간 약해진 공동체 의식의 재건을 위해 이전과 다른 형태의 소공동체 모임을 활성화시키고, 더 많은 이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마련하겠습니다. 크고 작은 기도모임, 봉사모임, 문화모임 등을 통해 대면모임을 활성화하고 필요에 따라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모임 역시도 병행하겠습니다. 각 대학 간 연합 주모임, 지구 모임 등을 활성화시켜 공동체를 통해 활동하시는 하느님 체험의 기회를 늘려가도록 하겠습니다.
3. 셋 째, 잊고 있던 하느님 체험의 재발견
특별히 올 해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뜻에 따라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 여정 중 각 지역 교회 구성원들의 하느님 체험을 서로 경청하고 대화를 나눔으로써 이를 공동식별하는 시기입니다. 이번 시노드는 모든 교회공동체 구성원들이 자신 안에 살아계신 하느님 체험을 이웃과 나눔으로써 교회 안에 활동하시는 성령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되살리고 코로나로 인해 침체된 교회에 성령의 숨결을 불어넣기 위한 작업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개인의 하느님 체험은 단지 개인적 차원의 체험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와 함께 서로 잊고 있던 하느님의 역사하심을 발견하는데 도움을 주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을 통해 세상 안에서 구원역사를 어떻게 이끌어 가시는지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 시대를 살아가는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우리 서가대연 공동체 역시, 시노드 정신에 따라 2년 동안 잊고 지냈고 서로 나누지 못해 약해진 하느님 체험을 공동체와 함께 공유함으로써 교회의 원천인 오순절 성령강림 체험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하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겠습니다.
서울가톨릭대학생연합회는 지난 2년 동안 코로나로 굳게 닫혀버린 캠퍼스의 문이 우리 주변의 이웃과 하느님을 향한 마음의 문마저도 닫히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새롭게 맞이한 새해에는 서가대연의 모든 회원들애게 캠퍼스의 문도 이웃과 하느님을 향한 마음의 문도 활짝 열려 다시금 일상을 되찾고 그동안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뜻 깊은 한해가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